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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K-디저트' 뚱카롱, 뚱와플 먹방 /사진=유튜브 검색화면 캡처
유튜브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K-디저트’ 뚱카롱, 뚱와플 먹방 /사진=유튜브 검색화면 캡처


“왜 일본에는 이런 가게가 없을까”, “뚱카롱, 뚱와플을 먹기 위해 한국에 가고 싶다.”, “한국인의 음식에 관한 발상력은 진심으로 대단하다.”

한국 먹방 유튜버가 올린 뚱카롱·뚱와플 영상에 달린 해외 시청자들의 댓글이다. 뚱카롱은 프랑스 디저트 ‘마카롱’에 크림 양을 두툼하게 채운 디저트로, 한국에서 자생적으로 만들어져 지금은 일본 등 해외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뚱와플도 와플 사이에 생크림을 듬뿍 넣은 한국식 와플로, 최근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유행하고 있다.파워볼실시간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뚱카롱, 뚱와플, 과일 파르페, 보틀 드링크 등 화려한 모습과 달콤한 맛을 갖춘 ‘K-디저트’가 일본 현지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일본의 유명 패션 상업시설인 시부야109 운영회사가 이달 초 만 15∼24세 일본 여성 6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구매 선호도 조사에서 다수의 한국산 제품이 순위권에 올랐다. 특히 ‘카페·음식’ 부문에서 뚱카롱이 2위, ‘홈 카페’ 부문에서 달고나 커피가 1위에 오르면서 인기를 입증했다. 뚱카롱은 SNS나 일본 언론에서 보도할 정도로 화제가 되고 있다. 일본에서도 한국 발음대로 뚱카롱이라고 부른다.

코트라 오사카무역관은 “뚱카롱이나 달고나 커피는 SNS뿐만 아니라 현지 언론에서도 소개할 정도로 큰 화제가 되고 있다”며 “일본 소비자들에게 SNS가 중요한 정보원으로 떠오르면서 SNS에서 유행하는 한국 디저트도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트라에 따르면 최근 일본에서는 도쿄·오사카·나고야·교토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한국 스타일 카페도 많이 생겨나고 있다. 화려한 모양새의 한국 디저트를 간판 메뉴로 하고, 심플하고 세련된 인테리어를 갖추고 있는 점이 공통된 특징이다. 이런 카페를 일본에서는 ‘한국풍 카페’라고 부른다. 인스타그램에는 일본어로 ‘한국풍 카페’를 해시태그한 게시물이 1만5000개 넘게 올라와있다.

과일 파르페 전문점 '카페 드 파리' /사진=카페드파리
과일 파르페 전문점 ‘카페 드 파리’ /사진=카페드파리


2009년 울산에서 개업한 과일 파르페 전문점 ‘카페 드 파리’ 는 한국을 방문한 일본인 관광객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지난해 일본 도쿄에 상설 매장을 오픈했다. 올해 9월 오픈한 나고야점은 평일 오후에도 50명 이상 대기 인원이 있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또 다른 한국풍 카페 인기 메뉴인 ‘보틀 드링크'(커스터마이즈된 병에 담아 파는 음료수)도 일본 유명 카페 ‘cafe no.’ 11개 점포 기준 하루에 2000~4000개가 팔리면서 히트 상품으로 떠올랐다. 지난해에는 일본 잡지사 닛케이트렌디가 발표한 ’10대 대상 히트 상품’ 중 8위로 선정되기도 했다.파워볼게임

코트라 나고야무역관은 “일본에서 2018~2019년에도 치즈닭갈비, 치즈핫도그 등을 파는 한국 음식점이 우후죽순으로 생긴 적이 있지만 대부분 코리아타운을 중심으로 확산됐다”며 “그러나 한국풍 카페들은 이와 대조적으로 대개 하라주쿠, 시부야, 오모테산도 등 일본의 트렌드를 선도하는 지역에 입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트렌드에 민감하고 한국 드라마, 케이팝 등 한국 문화에 친숙한 일본 젊은 여성들의 관심이 한국 음식과 디저트, 음료 부문까지 번지고 있다”며 “뚱카롱, 뚱와플 등 한국식 디저트를 개발하고 케이팝 등 한류와 SNS마케팅을 활용한다면 K디저트 영향력을 더 키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이영민 기자 letswin@mt.co.kr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이용구 법무부 차관이 16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공정경제 3법 합동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용구 법무부 차관이 16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공정경제 3법 합동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일 내정된 이용구(56ㆍ사법연수원 23기) 법무부 차관이 채승석 전 애경 개발 대표이사의 변호를 맡아 오다 내정 당일 사임계를 냈다. 채 전 대표는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한 등 혐의(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로 항소심 재판 중인데 선고만 앞둔 상황이다.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9부(재판장 최한돈)는 채 전 대표의 2심 선고기일을 연다. 이 차관은 채 전 대표의 항소심이 시작된 지난 9월 말 법원에 변호인 선임계를 냈다. 그간의 재판 기록을 보면 이 차관은 지난 11월 항소이유서를 제출하고 그달 14일 열린 결심 공판에도 참석했다고 나온다. 이후 이 차관은 내정 당일인 2일 해당 재판부에 변호인 의견서를 내고 변호인 사임서도 제출했다. 차관 임기는 3일부터 시작했다.

이 차관은 내정 당시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의혹으로 고발된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변호를 맡기도 해 논란에 오르기도 했다. 당초 이달 4일로 예정됐던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검사징계위원회를 앞두고 당연직 위원인 고기영 전 법무부 차관이 사임했다. 후임 차관이자 징계위원이 될 자리에 이 차관이 내정되자 이해충돌 논란이 일었다. 원전 수사가 윤 총장의 징계 청구 배경으로도 거론되는 마당에 원전 수사 핵심 피의자의 변호인을 차관으로 내정했다는 비판이었다. 이 차관은 이런 논란에 대해 “전혀 무관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항소심 선고가 예정된 채 전 대표는 지난 9월 1심에서 징역 8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1심에서 검찰은 채 전 대표에게 징역 1년 6월을 구형했는데, 결심 공판에서 구형 이유가 입길에 올랐다.

당시 공판 검사는 “더는 (프로포폴이) 유흥업소 여직원이 피부 미용을 하며 즐기는 것이 아니라 재벌 남성도 중독될 수 있다는 오남용 위험을 알린 점을 양형에 고려해 달라”고 말했다. 내용 그 자체로도 성차별적 인식이 드러나지만, 양형 고려 사유로도 납득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나왔다. 결심에서 “기회를 달라”고 호소한 채 전 대표는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모두 103회에 걸쳐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항소심에서도 채 전 대표에게 징역 1년 6월을 구형했다.

이수정 기자 lee.sujeong1@joongang.co.krCopyrightⓒ중앙일보 All Rights Reserved.

[取중眞담] 공공환매와 결합한 토지임대부 주택에 거는 기대

[取중眞담]은 <오마이뉴스> 상근기자들이 취재과정에서 겪은 후일담이나 비화, 에피소드 등을 자유로운 방식으로 돌아가면서 쓰는 코너입니다. <편집자말>

[신상호 기자]

▲  서울 강남구와 성동구의 아파트 모습.
ⓒ 연합뉴스

‘로또분양’은 보수·경제 언론들이 자주 쓰는 용어입니다. ‘분양을 받은 사람이 시세 상승으로 막대한 이익을 보는 현상을 축약한 단어입니다. 이 말은 정부 정책 중 하나인 분양가상한제를 공격하는 용어로 유용하게 활용됐습니다. 로또분양 속에 담긴 속뜻을 명제별로 풀어보면 이렇습니다.

1. 분양가가 낮아서 분양 당첨자들에게 막대한 차익이 예상되면서, 청약 과열 양상을 보인다.
2. 분양가를 시세보다 낮게 책정하도록 한 분양가상한제가 문제다.
3. 청약 과열로 집값 상승 압력이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상한제를 폐지하고 분양가를 높여야 한다(?).그런데 물음표가 들어간 세 번째 명제는 조금 이상합니다. 집값 상승이 우려되니 분양가를 높이도록 놔둬야 한다는 것은 앞뒤가 안 맞습니다. 분양가를 높이면 주변 집값도 상승 기대감에 덩달아 오릅니다. 부동산 시장은 그렇게 돌아갑니다. 그럼에도 보수·경제 언론들은 이런 류의 기사를 그동안 끊임없이 양산해왔습니다.

“당첨자가 로또에 환호하는 사이 주택 수요 대다수는 공급 부족, 가격 급등 등 불안에 휩싸이게 된다.” (중앙일보 9월 2일자)

“분양가상한제가 실효성도 없이 젊은 세대들의 ‘한탕 심리’를 부추기고 청약과열을 유발하고 있는데도 정부는 아무 말이 없다.” (매일경제 11월 5일자)

물론 이들 언론사들이 ‘분양가를 높여야 한다’고 대놓고 말하진 않습니다. 대신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말하죠. 그 규제는 건설사들이 마음대로 분양가를 책정하지 못하도록 막는 분양가상한제입니다. 부동산학을 전공하는 소위 부동산전문가들의 냉철한 분석도 빠지지 않습니다. 아래는 지난 9월 2일자 <중앙일보>의 “분양가 1억 뛸때 집값 15억 뛴다…’패닉바잉’ 부른 ‘로또분양'”이라는 제목의 기사에 실제로 인용된 전문가들의 말입니다.

“한몫 잡으려는 로또 심리가 주택시장 전반에 과잉 수요를 자극하며 시장을 왜곡시키고 있다. 당첨자 이익을 줄일 필요가 있다.” (이현석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적정 이윤을 보장해 공급을 위축시키지 않으면서 당첨자가 과도한 시세차익을 가져가지 않도록 분양제도를 손질할 때가 됐다.” (권대중 명지대 교수)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상한제는 지난 7월부터 서울 강남 등 일부 지역에서만 실시되는 제도입니다. 건설사나 시행사 등 사업주체가 아파트 건축비를 과도하게 부풀려 책정하는 것을 막는 최소한의 장치입니다. 이들의 주장대로 당첨자의 이익을 줄이고 과도한 시세차익을 누리지 않게 하려면, 이 분양가상한제를 폐지하는 것이 필요하겠죠. 분양가상한제를 폐지해 아파트 분양가를 시세와 비슷한 수준에 책정한다면, ‘로또분양’도 사라질 겁니다.

하지만 요즘 서울 아파트 가격은 10억원이 훌쩍 넘어갑니다. 웬만한 직장인들이 평생 일해도 갚지 못할 돈입니다. 10억원이 넘는 분양가를 책정하도록 내버려두면 그 아파트를 감당할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 또 그 돈은 누가 가져가게 될까요?

로또분양 피하려고 분양가상한제 폐지? 그 이익은 누가 가져갈까

당연히 그 돈은 아파트 지어서 파는 건설사와 재건축조합이 가져갑니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폐지된 지난 2015년부터 건설사들의 주택 부문 영업이익은 급증했습니다.

현대건설과 GS건설, 대림산업 등 주요 건설사들이 최근까지 전례 없는 호황을 누렸던 이유도 주택사업 실적 호조에 있습니다. 분양을 해서 수익을 얻는 재건축 사업 역시 기대수익이 커지면서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았습니다. 그렇게 2015~2017년 아파트 공급이 늘어서 집값이 잡혔나요? 오히려 올랐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분양가상한제를 폐지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2015년의 일이 쳇바퀴처럼 반복될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양가상한제가 로또분양의 원인이라는 기사는 끊이지 않습니다.

최근에는 공공(SH공사)이 분양한 위례신도시 아파트를 소개하는 기사에도 ‘로또’라는 단어가 붙습니다. 이 아파트들의 분양가는 3.3㎡당 1900만원대 수준인데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니 로또라는 얘기입니다. 조성원가에 비해 굉장히 비싸게 책정됐다는 시민단체(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의 주장은 이들 언론들에게는 들리지 않는 듯 합니다.

대한민국 헌법은 “국가는 주택개발 정책 등을 통해 국민이 쾌적한 주거생활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시세 상승에 편승해 높은 분양가를 받는 것은 국가나 지자체가 할 일이 아닙니다. 국가는 저렴한 가격에 양질의 주택을 공급해서 주거 불안을 해소해야 합니다. 여기에 분양자가 수혜를 독점하는 ‘로또분양’도 막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죠.

지난 9일, 집값을 잡으면서 로또분양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 나왔습니다. 주택법 개정안이 그 주인공입니다. ‘반값아파트’라고 불리는 토지임대부 주택을 분양하고, 입주자가 이를 되팔 때 반드시 공공(LH)에 팔도록 명시했습니다. 건물소유권을 민간에 넘기지 못하도록 한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토지임대부 주택 분양자가 민간 시장에 되팔아 차액을 챙기는 ‘로또분양’이 원천 차단됩니다. LH가 매입한 토지임대부는 집이 필요한 또 다른 누군가의 소중한 보금자리가 될 것입니다. 토지임대부는 건물만 분양하고 토지는 공공이 소유하는 형태라 분양가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습니다. 국가가 공급하는 주택의 공공성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제도적 틀이 갖춰진 것입니다.

공공환매 + 토지임대부 주택의 힘

혹자는 민간 시장에 팔지 못하게 제한한 규정을 두고 ‘공산주의’라고 비판하지만, 전혀 동의할 수 없습니다. 공산주의라는 비판의 속내는 ‘국가가 조성한 땅도 민간 시장에 팔도록 허용하라’는 겁니다.

지금처럼 투기꾼이 판치는 주택시장에서 국가의 땅까지 투기판에 내놓고 온 나라를 투기 천국을 만들어야 옳은 걸까요? 그것은 국가, 공공의 역할이 아닙니다. 공공의 토지를 시장 거래로 내놓는 순간, 돈 많은 투기꾼들의 먹잇감만 될 뿐입니다. 밑빠진 독에 물 붓기입니다. 투기꾼들의 욕망은 만족을 모릅니다. 

토지임대부 주택 관련 논의가 활발해지자 건설업계에선 “사업 기회가 줄어든다”고 우려합니다. ‘로또분양’에 대한 비난 여론이 비등해지면 분양가상한제 폐지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는데, 오히려 토지임대부 주택 공공환매 등 공공성을 강화하는 방향의 정책이 나오니 적잖이 당황했을 법도 합니다. 

이번 주택법 개정안처럼 토지임대부 주택은 물론 공공이 보유한 토지와 주택은 공공 소유로 남아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집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부담 가능한 가격에 지속적으로 공급해주는 것이 옳습니다. 공공이 부담가능한 주택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 그것이 로또분양을 막고 나아가 집값 안정을 실현시킬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습니다.

남해 금산에 올라 보리암 관음보살에 소원을 빌었다. 보리암은 국내 3대 관음 성지다.
남해 금산에 올라 보리암 관음보살에 소원을 빌었다. 보리암은 국내 3대 관음 성지다.

2020년 경자년(庚子年)이 저물어간다. 올해는 뒤돌아보지 않으련다. 아쉬움도 없고, 서운함도 없다. 어서 새해가 오기만 바란다. 내년이라고 뾰족한 수가 있을까마는, 이 징글징글했던 경자년과는 서둘러 연을 끊고 싶다. 다들 마찬가지일 테다.파워볼실시간

2020년을 보내는 의식을 치렀다. 마음이라도 편해질까 싶어 나만의 송년회를 작정했다. 고민 끝에 남해 금산을 찾았다. 이 사연 많은 산을 오른 건 보리암 때문이다. 보리암 관음보살이 소원 하나는 꼭 들어준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하여 정성껏 기도하고 진심으로 소원했다. ‘내년에는 거리에서 웃는 얼굴을 보게 해주세요.’


왕이 내린 이름

해 지기 직전 보리암 풍경. 상사암 꼭대기에서 촬영했다. 깍아지른 절벽 위에 보리암이 위태로이 서 있다. 천하의 명당이라 할 만하다.
해 지기 직전 보리암 풍경. 상사암 꼭대기에서 촬영했다. 깍아지른 절벽 위에 보리암이 위태로이 서 있다. 천하의 명당이라 할 만하다.

금산은 이름을 부르는 방법이 따로 있다. 산보다 동네를 먼저 불러줘야 한다. 남해 금산. 경남 남해에 있는 건 알겠는데, 왜 남해를 먼저 부를까. 남해 사람도 연유는 모른다고 했다. 사람 이름 앞에 성(姓)을 붙여 부르는 것처럼 금산은 꼭 남해를 앞세워 호명한다. 입에 붙어서 그런지, 왠지 그래야 할 것 같다.

이름의 내력도 범상치 않다. 금산(錦山)이란 이름은 조선 태조 이성계가 지었다. 금산에서 100일 기도를 올린 뒤 이성계는 조선을 건국했다. 과업을 이룬 보답으로 이성계가 산에 비단을 내리려 했다. 하나 산 전체를 비단으로 덮을 수 없어 이름에 비단을 내려줬다. 사실이든 전설이든, 임금이 이름을 하사했다는 산은 남해 금산이 유일하다.

상사암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남해 앞바다. 전망이 장쾌하다.
상사암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남해 앞바다. 전망이 장쾌하다.

금산은 높은 산이다. 해발고도가 681m이다. 681m인데 높다는 게 아니라 681m이어서 높다. 해발은 해수면이 기준이다. 섬 산은 대부분 해발 0m에서 시작한다. 금산은 가파르기도 하다. 자동차가 중턱까지 올라가지만, 원래 산행 코스는 2시간쯤 걸린다. 돌계단 이어진 탐방로가 고약하다. 경사가 심해 무릎이 고생한다. 금산은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유일한 산악 공원이다.

금산은 큰 산이다. 차 타고 올라가 보리암만 들어갔다 나오면 작은 산이다. 하나 금산에는 무려 38경(景)이 전해 내려온다. 관동 지방의 명승 8곳을 일러 ‘관동팔경’이라 하듯이, 금산 자락에는 38개나 되는 명승이 있다. 명승마다 전설이 서려 있고, 역사가 배어 있다. 중국 진시황의 전설이 내려오는 터도 있고, 신라 불교의 양대 산맥 원효대사와 의상대사가 참선했다는 자리도 있다. 비둘기(천구암), 두꺼비(천마암), 닭(천계암), 용(용굴), 돼지(저두암), 사자(사자암), 거북이(요암)도 있다.

제석봉에서 바라본 상사암. 이루지 못한 사랑 이야기가 내려온다. 시인 이성복이 이 바위에 서린 전설을 듣고 '남해 금산'이란 시를 썼다.
제석봉에서 바라본 상사암. 이루지 못한 사랑 이야기가 내려온다. 시인 이성복이 이 바위에 서린 전설을 듣고 ‘남해 금산’이란 시를 썼다.

남해 금산의 기암괴석 중 단연 돋보이는 건 상사암이다. 금산 오른쪽 자락 비쭉 돋은 자리에 솟아 있다. 상사암에서 남해 금산이 가장 잘 드러난다. 보리암을 가운데 품고 양쪽으로 날개를 펼친 듯한 산세가 장쾌하다. 풍수를 몰라도 천하 명당 금산이 보인다. 상사암에는 슬픈 전설이 전해온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루지 못한 사랑 얘기다. 그 전설이 이성복의 절창 ‘남해 금산’을 낳았다.

‘한 여자 돌 속에 묻혀 있었네/ 그 여자 사랑에 나도 돌 속에 들어갔네/ 어느 여름 비 많이 오고/ 그 여자 울면서 돌 속에서 떠나갔네/ 떠나가는 그 여자 해와 달이 끌어 주었네/ 남해 금산 푸른 하늘가에 나 혼자 있네/ 남해 금산 푸른 바닷물속에 나 혼자 잠기네’ – 이성복, ‘남해 금산’ 전문

요즘 인스타그램에서 인기라는 '금산산장'의 컵라면 인증사진.
요즘 인스타그램에서 인기라는 ‘금산산장’의 컵라면 인증사진.

상사암 옆 ‘금산산장’은 시방 젊은 연인으로 활기차다. 금산산장에서 컵라면 먹는 인증사진이 인스타그램에서 인기를 끌면서 젊은 연인이 부쩍 늘었다. 금산산장은 남해 금산이 국립공원이 아니었을 때부터 상사암 옆을 지킨 쉼터다. 옛날에는 손수 담근 막걸리도 팔았는데, 요즘엔 컵라면과 부침개만 판다. 남해군청이 최근 금산 구석구석을 잇는 ‘금산바래길’을 조성했다. 2㎞ 거리에 불과하지만, 다 걸으면 2시간 가까이 걸린다. 안내판이 없어 전용 앱 ‘남해바래길’을 켜야 한다.


세상의 모든 소원

남해 금산 보리암의 해수관음상.
남해 금산 보리암의 해수관음상.

보리암은 흔히 ‘3대 관음 성지’로 통한다. 관음보살을 모시는 사찰 중에서 내력이 깊고 유명한 세 곳을 이른다. 강원도 양양 낙산사의 홍련암과 강화도 보문사, 그리고 남해 금산 보리암. 각 동해와 서해, 남해의 관음 도량을 대표한다.

‘백천만 억 중생이 큰 바다에 들어갔다가 폭풍이 불어 나찰(악귀)에 잡혔을 때 한 사람이라도 관세음보살의 이름을 부르는 이가 있으면 나찰의 난을 벗어나게 되나니.’

『법화경』에서 인용했다. 관음보살은 곤경에 빠진 중생을 구제하는 보살이다. 쉽게 말해, 소원을 빌어주는 보살이다. 『법화경』에 관음보살에 관한 두 가지 단서가 담겨 있다. 하나가 바다다. 관음보살은 바다와 인연이 깊다. 하여 관음 도량 대부분이 바다를 끼고 있다. 중국과 인도의 관음보살도 바닷가에 있다. 바다에 계신 관음보살상이라 하여 ‘해수관음상’이라 한다. 보리암 관음상도 해수관음상이다.

다른 하나는 ‘이름을 부른다’는 구절이다. 관음보살을 관세음보살이라고도 한다. 관세음(觀世音)은 세상의 소리를 듣는 보살이다. 하여 우리에게 제일 익숙한 경(經)의 한 대목 ‘나무관세음보살’은 꼭 소리를 내어 읊어야 한다. 그래야 관음보살이 저를 부르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나무관세음보살은 ‘관세음보살에게 귀의합니다’라는 뜻이다.

보리암 해수관음상. 바다라를 바라보고 서 있다.
보리암 해수관음상. 바다라를 바라보고 서 있다.

보리암 해수관음상이 서 있는 자리가 명당 중의 명당이다. 관음상 앞에 삼층 석탑이 서 있는데, 이 자리가 제일 기가 세다고 한다. 서재심(56) 남해군 문화관광해설사가 석탑에 나침반을 갖다 대니 바늘이 미친 듯이 춤을 췄다. 석탑 안에 사리가 모셔져 있다는 얘기도 있고, 석탑을 이루는 바위가 인도에서 건너왔다는 얘기도 있다.

보리암 일주문 역할을 하는 쌍홍문. 해골바가지처럼 무섭게 생겼다. 왼쪽 동굴로 들어가면 보리암 아래로 이어진다.
보리암 일주문 역할을 하는 쌍홍문. 해골바가지처럼 무섭게 생겼다. 왼쪽 동굴로 들어가면 보리암 아래로 이어진다.

남해 금산과 보리암은 경계가 모호하다. 걸어서 산을 오르다 보면 커다란 동굴 두 개와 맞닥뜨린다. 왼쪽 동굴을 통과해 조금 오르면 보리암에 들어선다. 쌍홍문(雙虹門)이라 불리는 이 동굴이 보리암의 일주문 역할을 한다. 사찰 일주문의 나한상이 험상궂은 것처럼, 보리암 쌍홍문도 해골바가지처럼 무섭게 생겼다. 금산이 보리암이고, 보리암이 금산이다.

남해 금산은 불교 성지일까. 보리암 전각 중에 간성각(看星閣)이 있다. 별을 보는 건물이라는 뜻이다. 별 중에서도 남극노인성을 보는 곳이다. 남극노인성은 도교에서 신성히 여기는 별이다. 도교에서는 이 별을 보면 장수한다고 믿는다. 관음 도량 안의 도교 건물이 하나도 어색하지 않다. 보리암 아래 벼랑에 이성계가 기도를 드렸다는 이태조기단(李太祖祈壇)이 있는데, 여기서 이성계는 보리암 관음보살을 섬기지 않았다. 남해 금산 산신령을 찾았다. 남해 금산 정상 어귀에는 단군을 모시는 신전도 있다. 남해 금산에는 우리네 모든 믿음이 모여 있다.

쌍홍문 동굴 안쪽으로 돌계단이 이어져 있다. 보리암 경내로 들어가는 입구라 할 수 있다.
쌍홍문 동굴 안쪽으로 돌계단이 이어져 있다. 보리암 경내로 들어가는 입구라 할 수 있다.

가파른 산을 오르려면 어쩔 수 없이 고개를 숙여야 한다. 관음보살이든, 산신령이든 소원을 빌 때도 고개를 숙이고 절을 해야 한다. 고개를 숙여 절을 하는 건, 나를 낮추는 행동이다. 그러니까 나를 내려놓는 의식이다. 보리암 관음보살이 소원 하나는 꼭 들어준다고 앞서 적었다. 다만 조건이 따른다. 나를 위한 소원이 아니라 남을 위한 소원이어야 한다. 이번에도 나는 내려놔야 한다. 하여 소원을 다시 빌었다. 물론 소리 내 빌었다. ‘내년에는 사람들이 웃는 제 얼굴을 보게 해주세요.’

상사암 전망대에서 바라본 낙조. 바다 건너에 여수 향일암이 있다.
상사암 전망대에서 바라본 낙조. 바다 건너에 여수 향일암이 있다.

글·사진=손민호 기자 ploveson@joongang.co.krCopyrightⓒ중앙일보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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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중립 훼손 등 4가지 혐의만 인정
尹측 “500쪽 진술·증거 제대로 안 살펴”

정한중 징계위원장 “국민들 만족 못해도 양해를… 질책 감수할 것” -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위원회 2차 심의를 마친 정한중 징계위원장 직무대리가 16일 오전 4시 10분쯤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를 나오면서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연합뉴스
정한중 징계위원장 “국민들 만족 못해도 양해를… 질책 감수할 것” –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위원회 2차 심의를 마친 정한중 징계위원장 직무대리가 16일 오전 4시 10분쯤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를 나오면서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연합뉴스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는 7시간에 걸쳐 격론을 벌인 끝에 ‘정직 2개월’이라는 사상 초유의 검찰총장 중징계를 결정했다. 판사 불법사찰 의혹을 포함해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제기된 네 가지 혐의가 중대한 징계 사유로 인정된다는 것이 위원회의 최종 판단이었다. 유일한 검찰 위원인 신성식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은 최종 의결에서 기권한 것으로 확인됐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정한중(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징계위원장 직무대리와 징계위원 3명은 전날 증인심문을 모두 마친 뒤 저녁식사를 하고 오후 9시부터 본격적인 징계 처분 심의에 들어갔다. 정 직무대리는 당초 기자들에게 “자정쯤에는 결론이 나올 것 같다”고 밝혔지만 실제 회의는 자정을 넘겨 이날 새벽 4시까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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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가 지연된 건 징계 수위를 두고 위원들 간 이견이 컸던 탓이다. 특히 윤 총장의 대검 참모인 신 부장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제기한 징계 혐의가 모두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최종 의결에서 빠졌다.

반면 나머지 위원들은 “윤 총장에 대한 중대한 징계 혐의가 인정된다”고 보고 해임과 정직 6개월, 정직 4개월 등의 의견을 냈다. 정 직무대리는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위원들 간 여러 의견이 있었는데 계속 합의가 안 되면서 오랜 시간 토론을 했다”면서 “국민들께서 만족하지 못하더라도 양해를 부탁드린다. 질책은 달게 받겠다”고 밝혔다. 정 직무대리는 출석위원 과반 찬성이 이뤄지지 않아 “과반수에 이르기까지 가장 불리한 의견의 수에 차례로 유리한 의견의 수를 더해 그중 가장 유리한 의견에 따른다”는 조항을 적용해 최종적으로 양정 합의를 이뤘다고 설명했다. 나머지 세 위원의 애초 징계 의견을 감안하면 더 무거운 징계가 결정될 수도 있었지만 신 부장의 기권이라는 ‘돌발 상황’이 발생하자 징계 수위를 조절해 ‘정직 2개월’로 결정됐다.

최종적으로 중징계 결정에 영향을 미친 혐의는 총 네 가지다. ▲재판부 분석 문건 작성 및 배포 지시 ▲채널A 사건 감찰 방해 ▲채널A 사건 수사 방해 ▲정치적 중립 관련 위신 손상 등이다.

특히 채널A 사건 수사·감찰 방해 혐의는 전날 증인심문 과정에서도 주된 화두였다.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의 강요미수 사건에 대해 지난 6월 “혐의 성립이 안 된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작성한 박영진(당시 대검 형사1과장) 울산지검 부장검사는 이날 증인으로 출석해 윤 총장이 이 사건에 대해 전문수사자문단을 요청하게 된 계기가 된 서울중앙지검과 대검 간 의견 충돌 과정과 해당 보고서를 작성한 경위에 대해 설명했다. 위원들이 증거 자료로 참고한 이정현(당시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 검사장의 진술서에는 “대검 형사부 보고서의 완성도가 높아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이 미리 준비한 자료가 아니었나 생각된다”는 내용이 담겼다. 변호인단은 “김관정 당시 형사부장이 처음에 검사들에게 수사 자료를 일부만 공개했다가 전체 자료를 제공하면서 검사들이 토론을 통해 밤새 해당 보고서를 작성한 것”이라고 반박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판사 사찰 의혹에 대해서도 증인인 이정화 검사가 “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낸 법리 검토 의견이 삭제된 경위와 함께 윤 총장 혐의에 대한 법리 검토 보고서 원본과 수정본 등을 자료로 제출했지만 위원들은 결국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윤 총장 법률대리인인 손경식 변호사는 “이 검사와 박 부장검사, 손준성 수사정보담당관이 모두 500쪽에 달하는 진술 및 증거 자료를 냈지만 위원들은 제대로 살펴보지도 않은 채 결론을 냈다”고 말했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Copyrightsⓒ 서울신문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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